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경외롭고 파격적인 뮤지컬.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경외심과 배덕감이 공존 하는 파격적 표현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중 하나인 성경의 특성상, 이미 세상에 많이 알려진 내용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따라서, 성경의 내용을 전혀 모르는 분들께는 약간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내가 죽어 얼마나 더 대단한 걸 얻게 되나요. "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지크슈).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지저스, 그리고 수퍼스타?
필자는 이 뮤지컬을 2015년에 처음 관람했다. 큰 이유는 없었고,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게다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의 작곡가)의 음악이라니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은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그런데 극악의 고음으로 유명한 넘버의 락뮤지컬? 예수의 이야기가? 이건 당연히 보아야 한다. 그리고 보아야 안다. 알고 싶은 작품이었다.
다만 종교적인 내용을 다룬다는 것은 종교생활을 하지 않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지식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약간의 부담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대략 본인이 알고 있는 예수에 대한 정보는,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1.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성인(聖人, saint) 예수가 있었다.
2. 예수에게는 12명의 제자가 있었고, 그 중 배신자도 있었다.
3. 예수는 갖은 핍박과 고통 속에서도 복음을 전파했다.
4. 결국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으나, 이내 부활하여 진정한 하느님의 존재와 복음의 진실성을 세상에 알렸다.
이 정도다. 다행히 이 정도만 알아도 내용을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나와 같은 고민을 안고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줄거리 내용
예수는 지난 3년간 자신의 복음을 전파하고 있었고, 그의 곁엔 12명의 제자들과 군중이 따르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점점 그에게 대단한 무언가를 기대하고, 그 안에서 그의 가르침은 왜곡되거나 길을 잃는다. 또한 예수는 자신의 운명이 죽음으로 연결될 것임을 이미 알고 있고, 이 모든 것에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 한편, 유대교의 사제들은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세를 확장해 나가는 예수의 행보에 위기감을 느낀다. 결국 이들은 예수의 제자인 유다로 하여금 그를 고발하도록 하고, 로마의 총독인 빌라도와 이스라엘의 헤롯왕을 이용해 예수가 십자가 형에 처하도록 몰아세운다. 이윽고 예수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는다.
줄거리라 할 수 있는 내용 자체가 성경을 통해 알 수 있는 바로 그것이 전부이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매력포인트 추천 이유
그러나, 앞서 소개했듯 이 작품이 파격적인 이유는 종교를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이건 신성모독 아닌가?' 싶을 정도의 파격적인 표현으로 작품을 펼치는 데에 있다. 지극히 인간적인 시선으로 예수의 행보에 의문을 갖고 결국 배신에 이르는 유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성스러운 존재의 예수 또한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을 토해낸다. 대중들에게 분노하고, 무력한 자신에게도 분노하며, 자신이 진정 죽어야만 하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 신에게조차 분노하고 원통해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 곡이 그 유명한 겟세마네(Gethsemane)이다. 지크슈는 성스루(Sung-thorugh : 모든 대사가 노래로 이루어진 형식) 뮤지컬로 진행이 되는데, 당대 최고의 록스타들만 주연을 맡을 정도로 고음의 록, 메탈과 블루스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내 무대에서도 연기력과 동시에 다양한 음역대를 자랑하는 최고의 배우들만이 이 무대에 선다. 웨버경의 락은 정말 화려하고 황홀하다. 락을 이렇게 펼칠 수도 있구나.
예수는 시대의 수퍼스타다. 그러나 이 작품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수퍼스타보다 대중의 비뚤어진 열정과 집착 속에 위태로운 스타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복음의 서사에 메탈음악, 지극히 인간적인 시선으로 몰아치는 파격적인 해석에 브로드웨이 초연 역시 신성모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왜 하필 그 시대를 택해 개고생인지, 하늘나라에서는 부처, 마호멧(이슬람 성인) 과 사이가 좋은지 등의 가사로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 앞에서 '수퍼스타'를 부르는 유다의 화려한 무대와 노랫말은 그야말로 신성모독의 절정, 예수를 향한 조롱이다.
눈으로는 죽어가는 예수의 모습을 보며, 귀로는 황홀한 멜로디 위에 얹은 신성모독의 가사가 실려 들어온다. 객석 어딘가에 함께 앉아 계실 기독교 분들에 대해 괜히 내가 다 눈치가 보이고 등골이 서늘하다.
경외심과 배덕감이 한번에 몰아치는 기묘한 카타르시스가 뒤따른다. 스스로 이것이 변태인가 싶은 묘한 순간이 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후기 추천 이유 내돈내산 뮤지컬 실제 관람 후기(by.새파란이)
2024년 11월 7일 첫공의 막이 올랐다. 이 공연이 2015년 이후 첫 관람이었다. 지크슈는 황홀하고 가슴 뛰는 락 음악과 파격적인 재해석이라는 매력 외에, 개인적으로 조명과 무대연출이 그 시대의 분위기를 정말 잘 표현해서 좋아하는 작품이다. 다만 그간 연출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이 보여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공연장의 규모가 축소된 영향인지 이전보다 기술적인 장치들이 축소되었고, 앙상블의 힘이 돋보인다는 인상을 받았다. 앙상블이 정말 파워풀했다. 음역대가 극악의 난이도인 만큼 주조연의 가창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각 캐릭터의 고뇌가 깊은 만큼 연기 또한 깊다. 그래서 토해내듯 지르는 샤우팅들이 불편하지 않고 더욱 극에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오랜만에 관람한 만큼 낯선 배우들이 많았지만 그 또한 나에겐 신선했고, 명불허전의 작품임은 변함이 없었다.
상당히 강한 감정선들이 몰아치는 작품속에서, 잠시 쉼을 만들어 주는 헤롯왕 역시 이번 시즌 새로운 캐릭터로 신선함을 더해 주었다.
*헤롯왕은 극중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는 캐릭터인데, 시즌마다 다른 컨셉의 캐릭터로 분한다. 2015년에는 젠더프리 캐스팅으로 여성배우가 헤롯왕을 연기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좌석 추천 예매 꿀팁
광림 아트센터 BBCH 홀은 처음 가봤는데, 상당히 독특한 공연장으로 7층에 티켓부스가 있고, 8~9층이 객석이다. 규모가 작아 유일한 이동수단인 엘리베이터를 긴 줄을 서 기다려야 하니, 최소 30분 전에는 공연장에 도착하길 바란다. 규모가 크지 않은 공연장이라 2층에서도 배우들의 얼굴이 잘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단차가 적당해 시야방해를 받을 가능성도 적은 편이다. 공연장까지 오르내리기 불편한 점과 다양한 음역대를 받쳐주지 못하는 음향시설은 아쉽다. 압구정역 근처라 공연 전 식당과 카페 걱정이 없다는 점도 좋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좌석 추천 예매 꿀팁_캐스팅
2024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좌석보다는 캐스팅 고민이 더욱 큰데, 개인적인 감상으로 마이클 리 배우는 정말 초연한 성인(聖人, saint)의 모습으로 경외심이 드는 연기를 한다. 그의 예수는 없던 신앙심도 솟아날 수준이다. 그리고 박은태 배우는 좀 더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예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 진심으로 마음이 아프다. 마이클 리는 강렬하지만 차갑고, 박은태는 조용하지만 뜨겁다. 둘 다 너무 좋다.
어지간하면 다양한 캐스팅을 보라고 추천하지는 않는데, 여건이 된다면 이 작품은 다른 캐스팅으로 한번씩 보길 추천한다.
파격적인 소재와 표현의 뮤지컬이 취향이라면?
무대부터 관객까지 모두 함께 이상해져도 좋은 앙큼한 뮤지컬 <록키호러쇼>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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